빚이 많아 상속을 포기하려는데, 돌아가신 분 앞으로 들어 둔 사망보험금이 마음에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포기하면 이 보험금도 함께 날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고, 세금은 별개입니다.

왜 상속을 포기해도 보험금은 받을 수 있나요?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해 둔 사망보험금은 그 상속인의 고유재산입니다. 피상속인이 남긴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이유는 권리가 생기는 구조에 있습니다.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은 보험계약의 효력에 따라 자기 권리로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합니다. 피상속인에게서 물려받는 것이 아닙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재산의 승계를 거절하는 의사표시입니다(민법 제1041조). 물려받는 재산이 아닌 고유재산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빚 때문에 상속을 포기해도 보험금은 그대로 남습니다.

수익자를 '상속인'이라고만 적었으면요?

이 경우에도 고유재산으로 봅니다. 특정인의 이름 대신 '상속인'이라고 적은 것은, 보험사고가 났을 때의 상속인을 수익자로 지정한 취지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여러 명이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나누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경우에도 상속포기와는 무관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못 받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수익자가 피보험자 본인으로 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구조가 달라집니다. 보험금청구권이 일단 피상속인에게 생겼다가 상속되는 형태가 됩니다. 즉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상속을 포기하면 이 청구권도 함께 포기하게 되므로 보험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 수익자란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보험금을 받으면 상속을 승인한 게 되나요?

고유재산인 보험금을 받는 것은 상속재산의 처분이 아니므로, 그것만으로 단순승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경계를 헷갈리면 위험합니다. 상속재산에 손을 대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26조). 피상속인 명의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보험금과 상속재산을 구분하지 못하고 함께 정리하다가 포기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세금은 어떻게 되나요?

받는 것과 세금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받는 생명보험금 중 피상속인이 보험료를 부담한 부분을 간주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를 매깁니다.

민법상 고유재산이라는 것과 세법상 과세 대상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층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보험금은 받되 상속세는 낼 수 있습니다. 보험료를 누가 냈는지가 계산에 영향을 주므로 납입 내역도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

상속포기를 결정하기 전에 할 일은 하나입니다. 보험증권에서 수익자가 누구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정 상속인이나 '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있으면 고유재산이라 포기해도 받을 수 있고, 피보험자 본인으로 되어 있으면 상속재산이라 포기하면 받지 못합니다. 계약이 여러 건이면 건별로 다를 수 있어 각각 봐야 합니다.

확인 결과에 따라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무엇이 유리한지도 달라집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