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부동산이나 예금뿐 아니라 온라인에 남긴 흔적도 함께 남습니다. 최근에는 이른바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자주 다뤄지고, 특히 가상자산(코인)처럼 값이 나가는 자산이 늘면서 고인이 남긴 계정과 자산을 유족이 어떻게 이어받을 수 있는지가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보면 재산적 가치가 있는지에 따라 처리가 갈립니다.
디지털 유산을 따로 규율하는 법은 아직 없습니다
현재 우리 법에는 디지털 유산만을 별도로 정한 규정이 없어, 기본적으로는 민법의 상속 규정이 적용됩니다. 고인이 남긴 것이 재산에 해당하면 상속재산으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상속 대상에서 빠진다고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문제는 디지털 유산이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성격도 제각각이라, 같은 '온라인에 남은 것'이라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지에 따라 처리 방식이 크게 갈린다는 점입니다.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은 상속 대상이 됩니다
가상자산(코인), 수익이 발생하는 계정,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처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것은 상속재산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이 되면 상속인에게 이어지고, 상속세 대상에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은 그 가치가 적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상속재산을 정리할 때 빠뜨리지 않고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 계정은 넘겨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SNS, 이메일 같은 개인 계정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런 계정은 그 사람에게만 속한 성격이 강하고(일신전속적), 주고받은 내용에는 통신비밀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고인이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에는 상대방의 정보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플랫폼 사업자는 유족이라 하더라도 비밀번호나 계정 자체를 그대로 넘겨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상자산은 접근 정보를 모르면 찾기 어렵습니다
가상자산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거래소 계정이나 개인 지갑에 접근하려면 비밀번호나 프라이빗키(개인 열쇠) 같은 접근 정보가 필요한데, 이를 유족이 모르면 자산이 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부동산이나 예금처럼 기관에 조회를 요청해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접근 정보가 사라지면 사실상 되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해외에서는 디지털 계정도 상속 대상이 된다고 본 사례가 있으나(예: 독일 연방대법원 2018년 판단), 이는 그 나라의 법에 따른 것이라 우리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준비할까
디지털 유산은 무엇보다 생전에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어떤 디지털 자산이 있는지 목록을 만들어 둡니다. 가상자산,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 수익이 나는 계정 등이 대상입니다.
- 거래소 계정과 지갑의 접근 정보를 안전한 방법으로 남겨, 유족이 확인할 수 있게 해 둡니다.
- 값이 나가는 자산은 유언에 포함해 누구에게 어떻게 남길지 밝혀 둡니다.
- 가상자산은 거래소마다 사망 이용자에 대한 상속 절차가 다르므로, 미리 절차를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정리
디지털 유산을 따로 정한 법은 아직 없어, 재산적 가치가 있는지에 따라 처리가 갈립니다. 가상자산처럼 값이 나가는 것은 상속재산이 되어 상속·상속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접근 정보를 모르면 찾기 어렵고, 개인 계정은 통신비밀·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그대로 넘겨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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