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을 시작하려고 법원에 신청하면, 가족 모두가 같은 뜻인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가족은 아직 후견이 필요 없다며 반대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후견에는 동의하면서도 누가 후견인이 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족 한 사람이 신청하면 다른 가족의 동의가 없어도 절차 자체는 시작되고, 다른 가족이 반대해도 그것만으로 후견이 무산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가족 사이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본인의 의사와 복리를 기준으로, 정신감정과 가족 의견을 종합해 후견 개시 여부와 후견인을 정합니다.

누가 후견을 신청할 수 있나

후견 개시는 본인이 직접 신청할 수도 있고, 배우자나 4촌 이내의 친족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정에 따라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신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민법 제9조). 즉 가족 중 한 사람이 신청하면 다른 가족의 동의가 없어도 절차 자체는 시작됩니다.

가족의 반대는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가족 사이의 의견 충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재산 관리 권한이 걸려 있다 보니 후자가 특히 첨예해지기 쉽습니다.

법원의 기준 — 본인의 의사와 복리

법원이 가장 앞에 두는 것은 가족 사이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본인의 의사와 복리입니다. 후견은 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법원은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는 정신감정을 거치고, 가능하면 본인을 직접 만나 의향을 확인합니다. 가족들의 의견도 듣습니다. 후견인을 정할 때는 본인의 의사, 후견인이 될 사람과 본인 사이에 이해가 충돌할 여지가 없는지, 그 사람이 후견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살핍니다(민법 제936조).

갈등이 심하면 — 제3자 후견인과 후견감독인

가족 사이의 다툼이 깊어 누구를 세워도 분쟁이 가라앉지 않을 것 같으면, 법원은 가족이 아닌 변호사 같은 제3자 전문가를 후견인으로 선임하기도 합니다. 어느 한쪽 편을 든다는 인상을 피하고 중립적으로 재산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여러 명을 공동 후견인으로 두어 권한을 나누거나, 후견인의 일을 감시하는 후견감독인을 따로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민법 제940조의4).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쏠리는 데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반대만으로 무산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가족이 반대한다고 해서 후견이 그대로 무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 의견은 법원이 참고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최종 판단은 본인에게 무엇이 가장 이로운지를 기준으로 법원이 종합해 내립니다. 가족이 합의하지 못한 채 신청이 들어와도, 법원은 본인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면 후견을 개시하고 적합한 후견인을 정합니다.

정리

후견 신청은 가족 한 사람이 시작할 수 있고, 다른 가족이 반대하더라도 그 자체로 절차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본인의 의사와 복리를 기준으로 정신감정과 가족 의견을 종합해 후견인을 정하며, 갈등이 심하면 제3자 후견인이나 후견감독인을 두기도 합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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