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오래 모신 자녀가 그 보답으로 재산을 미리 받는 일이 있습니다. 생전에 증여를 받는 경우도 있고, 유언으로 남겨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안에서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으니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몫입니다.
문제는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생깁니다. 다른 형제가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을 청구하면, 모신 대가로 받은 재산까지 돌려줘야 하느냐를 두고 다툼이 벌어집니다. 오래 부양하고 간병한 사정이 계산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2026년 민법 개정으로 이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기여의 보답으로 받은 몫은 유류분을 따지는 기초 재산에서 빠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기여는 주장하는 쪽이 자료로 증명해야 합니다. 아래에서 개정 전후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실제로 기여를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예전에는 왜 모신 자녀가 재산을 돌려줘야 했나요?
개정 전에는 기여분(상속인이 부양이나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몫)이 유류분 계산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부모를 오래 모신 자녀가 그 보답으로 증여를 받았더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류분을 따질 때 그 증여는 다른 증여와 똑같이 계산에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모신 자녀가 받은 재산을 다른 형제에게 상당 부분 돌려줘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부양이나 간병의 대가로 받은 재산인데도 그 사정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돌보지 않은 형제와 오래 모신 자녀가 같은 기준으로 계산되니, 실제로 부담을 진 쪽이 오히려 불리해지는 구조였습니다. 부모를 모시는 동안 직장을 줄이거나 그만둔 경우, 병원비와 생활비를 계속 부담한 경우에도 그 사정을 계산에 넣을 통로가 없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무엇을 문제 삼았나요?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이런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보았습니다.
문제 삼은 지점은 분명합니다. 기여한 상속인이 그 보답으로 받은 재산까지 반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부양한 사정을 고려할 통로가 없다 보니, 기여한 사람에게 오히려 불리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점을 들어 관련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결정이 뒤이은 민법 개정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6년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졌나요?
2026년 민법 개정으로 기여를 유류분 계산에 반영할 길이 열렸습니다.
어떤 경우가 해당하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상당한 기간 함께 살거나 간병하는 등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경우입니다. 부모의 재산을 지키고 늘리는 데 기여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대가로 받은 증여나 유증(유언으로 남기는 재산)은 유류분을 따지는 기초 재산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기여의 보답으로 받은 몫은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래 모신 자녀가 받은 재산 가운데 그 기여에 상응하는 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른 형제의 유류분 청구로부터 보호받을 여지가 생긴 것입니다.
다만 짚어 둘 부분이 있습니다. 시행 시점과 이미 개시된 상속 건에 대한 소급 적용 범위는 해석이 갈립니다. 내 사안에 개정 내용이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이 열린 시점과 증여가 이루어진 시기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기여를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핵심은 입증 책임입니다. 기여가 있었다는 사실은 기여한 쪽이 자료로 증명해야 합니다. 오래 모셨다는 막연한 주장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미리 준비해 두면 좋은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부양·동거 관련: 함께 산 기간을 보여주는 주민등록 기록, 생활비나 병원비를 낸 계좌 이체 내역
- 간병 관련: 진료·입원 기록, 간병에 쓴 비용의 영수증, 간병 사실을 아는 사람의 진술
- 재산 형성 기여: 부모의 사업이나 농사를 함께한 정황, 재산을 늘리는 데 보탠 자금의 흐름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모으기 어렵습니다. 계좌 내역이나 의료 기록은 다툼이 생기고 나서 찾기 시작하면 늦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확보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인정 기준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기여로 인정받으려면 보통의 부양을 넘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필요합니다. 자녀로서 당연히 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부모를 돌보았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부담을 졌는지가 자료로 구체적으로 남아 있을수록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인정 여부는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보아 판단하므로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유류분을 청구하는 쪽은 무엇을 살펴야 하나요?
반대 입장이라면 접근이 달라집니다. 상대가 받은 증여를 하나씩 살펴야 합니다.
따져 볼 것은 그 증여의 성격입니다. 정말 기여에 대한 보답인지, 아니면 단순한 증여인지가 갈림길입니다. 기여로 인정되지 않는 증여라면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유류분 계산에 들어갑니다.
상대가 기여를 주장한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실제로 있는지, 부양의 기간과 정도가 보통의 수준을 넘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에 서든 결국은 자료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정리
개정 전에는 기여가 유류분 계산에 반영되지 않아, 부모를 모신 대가로 받은 재산까지 돌려줘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이 구조를 문제 삼았고, 2026년 민법 개정으로 특별부양이나 재산 형성 기여의 보답으로 받은 증여와 유증은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기여는 주장하는 쪽이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부양·간병·재산 형성의 근거를 미리 모아 두는 일이 실제 결과를 가릅니다. 시행 시점과 소급 적용 범위는 해석이 갈리는 부분이므로, 내 사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