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후견이 시작되어도, 그것만으로 은행 창구에서 곧바로 일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후견인이 실제로 예금을 관리하고 부동산을 다루려면 몇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 순서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은행에서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할 일은 거래 은행이나 증권사에 후견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이 절차를 마쳐야 후견인 이름으로 입출금, 계좌 해지, 재발급 같은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신고 전까지는 기존 방식의 거래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요구 서류는 금융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편이 좋습니다.

일상 관리와 큰 처분은 어떻게 다른가요?

후견인이 재산을 맡는다고 해서 모든 일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위에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한가요?

여기서 흔히 오해가 생깁니다. "부동산 처분은 무조건 법원 허가"로 알려져 있지만, 민법이 명시적으로 허가를 요구하는 대상은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947조의2 제5항은 성년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하여 피후견인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 또는 그 대지에 대해 다음을 하는 경우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합니다.

살고 있는 집은 생활의 기반이기 때문에 특별히 무겁게 다루는 것입니다.

거주용이 아닌 부동산은 자유롭게 처분해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허가 조항의 대상이 아니더라도 두 가지 관문이 남습니다.

후견인 자신과의 거래는 어떻게 하나요?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자기가 사들이는 경우처럼, 양쪽의 이익이 충돌하는 행위가 있습니다. 이를 이해상반행위라고 합니다.

이때는 후견인이 그대로 대리할 수 없습니다.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감독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하고, 없으면 가정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 그 사람이 피후견인 쪽을 대리하도록 해야 합니다(민법 제949조의3, 제921조).

집을 팔아야 할 때 순서는 어떻게 되나요?

요양비를 마련하려고 본인이 살던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1. 허가 신청 — 왜 팔아야 하는지, 그 돈을 어디에 쓸지를 가정법원에 소명해 처분 허가를 신청합니다.
  2. 허가 결정 — 법원이 필요성을 인정하면 처분을 허가합니다.
  3. 매매와 등기 — 허가를 받은 뒤 매매계약을 맺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면서 허가서를 첨부합니다.

허가서가 없으면 등기 절차가 막힐 수 있으므로, 계약보다 허가를 먼저 받아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정리

후견이 시작되면 먼저 금융기관에 후견 사실을 신고하고 후견등기사항증명서를 제출해 후견인으로 등록해야 거래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 같은 일상 관리는 목적에 맞게 집행하고 법원에 보고하며, 피후견인이 거주하는 건물·대지의 매도·임대·담보 설정 등은 가정법원의 허가 사항입니다. 그 밖의 부동산이라도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동의가 필요하고, 후견인과 이익이 충돌하는 거래는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