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의 역할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재산을 관리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본인의 몸과 생활을 살피는 일입니다. 뒤쪽을 신상보호라고 부릅니다. 어디서 살지, 어떤 치료를 받을지처럼 사람의 삶에 직접 닿는 결정입니다. 후견인이 신상에 관해 어디까지 정할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신상보호란 무엇인가요?
피후견인의 몸과 일상에 관한 사항을 돌보는 일입니다. 재산을 사고파는 문제와는 결이 다릅니다.
거주지, 요양과 돌봄 서비스 이용, 의료행위 동의 등이 신상에 해당합니다. 재산 처분은 별개의 축으로 다루어집니다.
원칙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요?
본인입니다. 민법 제947조의2 제1항은 "피성년후견인은 자신의 신상에 관하여 그의 상태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단독으로 결정한다"고 정합니다.
후견인이 대신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범위에 한합니다. 판단할 수 있는 부분까지 후견인이 앞서 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신상 결정에서는 본인의 뜻과 복리를 가장 앞에 둡니다. 민법 제947조도 후견인이 사무를 처리할 때 피성년후견인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하되 그 의사를 존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후견인의 편의가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후견인이 정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후견인이 신상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는 가정법원이 심판으로 정합니다(민법 제938조 제3항).
같은 성년후견이라도 심판 내용에 따라 관여할 수 있는 신상 사항이 달라집니다. 그 범위 안에서 후견인은 다음과 같은 일상적 신상 사항을 대신 결정할 수 있습니다.
- 거주지 — 어디서 살지를 정합니다. 본인의 생활 여건과 뜻을 살펴 결정합니다.
- 요양·돌봄 — 돌봄 서비스나 요양 시설 이용 등을 정합니다.
- 일상적 신상 사항 —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결정들을 살핍니다.
이런 결정도 본인의 뜻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뜻을 먼저 존중하는 것이 바탕입니다. 무엇을 정할 수 있는지 판단이 필요할 때는 심판문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격리에는 법원 허가가 필요한가요?
필요합니다. 민법 제947조의2 제2항은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치료 등의 목적으로 정신병원이나 그 밖의 다른 장소에 격리하려는 경우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합니다.
본인의 동의 아래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요양·돌봄 서비스 이용과,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격리는 성질이 다릅니다. 자유를 제한하는 성격이 있다면 진행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술 동의는 후견인이 대신할 수 있나요?
치료나 수술 같은 의료행위에는 보통 본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본인이 동의를 표시할 수 없는 상태일 때가 있습니다.
이때 신체를 침해하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후견인이 본인을 대신하여 동의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47조의2 제3항). 치료가 늦어져 본인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그 의료행위의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하거나 상당한 장애를 입을 위험이 있을 때에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결과가 무거운 만큼 후견인 혼자 판단하지 않고 법원이 함께 살피는 것입니다.
응급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민법은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허가 절차로 의료행위가 지체되어 피성년후견인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때에는 사후에 허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947조의2 제4항 단서).
허가 자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순서만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의 상황과 판단 근거를 기록해 두어야 사후 청구 단계에서 설명이 됩니다.
주의점
신상 결정은 후견인이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의 뜻과 복리가 기준입니다.
또한 후견인이 신상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범위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법원이 후견을 시작할 때 어떤 사항을 후견인이 맡도록 정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리
신상보호는 거주와 요양, 의료 같은 본인의 몸과 생활에 관한 결정을 돌보는 일이며 재산관리와는 구분되는 축입니다. 원칙은 본인이 상태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단독으로 정하는 것이고, 후견인은 심판이 정한 권한 범위 안에서만 대신 결정합니다. 치료 목적의 격리와, 사망·상당한 장애의 위험이 있는 의료행위는 가정법원의 허가 사항이며, 지체 시 생명에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사후 허가 청구가 가능합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