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을 시작할지 정하는 재판에서는 대개 정신감정을 거칩니다. 본인의 판단능력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감정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되며, 비용과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정신감정은 왜 하나요?

후견이 시작되면 본인의 권리가 크게 제한됩니다. 스스로 재산을 처분하거나 계약을 맺는 데 제약이 생깁니다.

영향이 큰 만큼 법원은 본인의 판단능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려 합니다. 그 방법이 의사의 정신감정입니다.

감정 결과는 후견의 종류를 정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었으면 성년후견(민법 제9조), 부족한 정도이면 한정후견(제12조), 일시적 후원이나 특정 사무에 관한 후원이 필요하면 특정후견(제14조의2)으로 이어집니다.

감정은 반드시 받아야 하나요?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가사소송법 제45조의2 제1항은 가정법원이 성년후견 개시 또는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할 경우 그 사람의 정신상태에 관하여 의사에게 감정을 시켜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에 예외가 있습니다. 정신상태를 판단할 만한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감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정후견 심판이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심판은 다릅니다. 이 경우에는 감정 대신 의사나 그 밖에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대체로 다음 순서입니다.

  1. 후견 개시 청구 —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 한정후견인·한정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가정법원에 청구합니다(민법 제9조 제1항).
  2. 감정의 지정 — 법원이 감정을 맡을 의사를 지정합니다. 대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3. 감정 실시 — 지정된 의사가 본인을 진찰하고 판단능력을 평가합니다.
  4. 진술 청취 — 가정법원은 피성년후견인이 될 사람의 진술을 들어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3).
  5. 심판 — 감정 결과와 여러 자료를 종합해 후견 여부와 종류를 정합니다.

감정 결과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판단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자료인 것은 분명합니다.

비용과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감정에는 별도의 감정료가 듭니다. 감정 항목과 소요 시간, 기관에 따라 차이가 커서 금액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이 감정인을 지정하면서 예납할 금액을 알려 주므로, 청구 단계에서는 감정료가 별도로 든다는 점을 감안해 두면 됩니다.

기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감정의를 지정하고 일정을 잡아 감정을 마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전체 심판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병원 일정과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편차가 있어 여유를 두고 생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본인이 감정에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본인이 감정을 거부하거나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여러 방법으로 대응합니다.

감정을 할지 생략할지는 개별 사정을 보고 법원이 정합니다.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것

평소 다니던 병원의 진료기록과 진단서를 미리 확보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본인의 상태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갖춰져 있으면 감정과 심판이 한결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고, 감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단서 규정의 "다른 충분한 자료"로 기능할 여지도 있습니다.

주의할 점

감정 결과에 이견이 있으면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재감정이나 보완 절차가 붙으면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대응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근거로 다툴지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