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형제 중 한 사람이 유언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언가 불리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닐지 불안해지기 마련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언장을 감추는 것은 그 사람에게 유리한 선택이 아닙니다.
유언 방식에 따라 확인 경로가 다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어떤 방식의 유언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방식에 따라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공정증서 유언이라면 상황이 수월합니다. 공증인이 작성한 원본이 공증사무소에 보존되어 있으므로, 상속인은 그 사무소에 열람을 청구하거나 등본 교부를 청구해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협조가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필증서나 비밀증서 유언이라면 법원 절차를 거칩니다. 유언증서를 보관한 사람 또는 이를 발견한 사람은 상속개시 후 지체 없이 법원에 제출해 검인을 청구해야 합니다(민법 제1091조 제1항). 검인기일이 열리면 다른 상속인도 유언장의 존재와 형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봉인된 유언증서는 법원에서 상속인이나 그 대리인의 참여가 있어야 개봉합니다(민법 제1092조). 직접 뜯어보지 마시고 그대로 보존해 두십시오.
검인은 유언이 유효하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검인은 유언증서의 존재와 형상을 법원이 확인해 기록으로 남기는 증거보전 절차입니다.
검인을 받았다고 그 유언이 유효하다고 확정되는 것이 아니고, 검인을 받지 않았다고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효력 다툼은 별도의 소송에서 가립니다.
그럼에도 검인이 중요한 이유는 실질적입니다. 감춰져 있던 유언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확인된다는 것, 그 자체가 지금 필요한 정보입니다.
검인을 청구하지 않고 계속 감추면요?
보관자가 검인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상속인이 직접 검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혼자 압박을 받으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리고 감추는 행동에는 대가가 따를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04조 제5호는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 또는 은닉한 자를 상속결격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결격이 인정되면 그 사람은 상속인의 지위를 잃습니다. 유리해지려고 감춘 행동이 오히려 상속권 자체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은닉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되므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다음에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유언 내용을 확인한 뒤에는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의 문제가 남습니다.
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 다툴 수 있습니다. 유언 자체의 효력이 문제라면 유언무효확인의 소를, 유언으로 자기 몫이 지나치게 침해되었다면 유류분 문제를 검토하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출발점은 같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자료부터 차분히 확보하는 것입니다.
정리
유언장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서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정증서 유언이면 공증사무소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자필증서·비밀증서 유언이면 법원 검인 절차로 확인합니다. 보관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상속인이 직접 검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언서를 숨긴 사람은 상속결격에 해당할 수 있어, 감추는 것이 결코 유리한 선택이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