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을 정리하다 보면 물려받은 재산이 '얼마짜리인지'부터 정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재산의 가치를 정하는 이 과정을 평가라고 하는데, 같은 재산이라도 어떤 기준으로 값을 매기느냐에 따라 상속세는 물론 상속인끼리 나눌 몫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재산은 사망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현행 원칙이고, 시가를 알기 어려우면 공시가격 같은 보충적 방법을 씁니다. 구체적인 평가는 재산의 종류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은 언제를 기준으로 평가하나요?

상속재산은 상속이 시작된 날, 즉 사망일 현재의 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속이 시작된 뒤에 부동산 시세나 주가가 오르거나 내려도, 원칙적으로는 사망일 시점을 기준으로 값을 봅니다.

언제를 기준으로 삼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얼마짜리인지'도 정해집니다. 그래서 평가를 이야기할 때는 늘 기준 시점, 즉 상속개시일이 출발점이 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은 재산의 성격이나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칙은 시가입니다 — 무엇이 시가로 인정될까요?

평가의 원칙은 시가(市價), 즉 실제로 사고판다면 형성될 만한 값입니다. 머릿속에서 어림한 값이 아니라, 실제 거래에서 오갈 만한 값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것입니다.

사망일을 전후한 일정 기간에 다음과 같은 자료가 있으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어떤 자료가 시가에 해당하는지는 기준 시점과의 거리, 자료의 신뢰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가로 볼 만한 자료가 있는지부터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가를 알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거래가 드문 재산은 시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넘어갑니다. 부동산이라면 정부가 정해 공표하는 공시가격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공시가격은 실제 시세보다 낮게 정해진 경우가 많아, 시가와 차이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가와 공시가격 중 어느 쪽을 쓰느냐는 세금의 크기를 바꿉니다. 순서상으로는 시가가 확인되면 시가가 먼저이고, 확인되지 않을 때 보충적 방법으로 넘어갑니다.

재산의 성격에 따라 값을 매기는 방법도 조금씩 다릅니다.

평가액은 상속세 말고 무엇에 영향을 주나요?

재산을 얼마로 평가하느냐는 상속세의 크기만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유류분이나 각 상속인의 구체적 상속분을 계산하는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같은 재산이라도 값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상속인들이 나눌 몫이나 다툼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양도소득세와의 연결입니다. 재산을 낮게 평가하면 당장 낼 상속세는 줄어들지만, 상속받을 때 정한 값이 그 재산의 취득가액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팔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취득가액이 낮으면 판 값과의 차이가 커지고, 그만큼 양도소득세가 늘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평가를 받아 시가로 신고하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시세와 공시가격 차이가 큰 부동산이 그렇습니다. 지금의 상속세와 나중의 양도소득세를 함께 놓고 따져 볼 문제이며, 어느 한쪽만 보고 정하면 전체로는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