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여러 지방에 부동산을 남기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향의 논밭, 다른 도시의 작은 집, 또 다른 곳의 임야 같은 식입니다. 이런 재산을 물려받으면 명의를 자녀 앞으로 바꾸는 상속등기(상속받은 부동산의 소유자를 바꾸는 절차)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이 흩어져 있으면 절차 자체가 부담이었습니다. 재산의 규모보다 다녀야 할 곳의 수가 더 문제였습니다. 최근 이 부담을 덜어 주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왜 등기소를 여러 곳 다녀야 했나요?
부동산 등기는 원래 그 부동산이 있는 곳의 등기소에서만 다뤘습니다. 이렇게 어느 등기소가 그 사건을 맡느냐를 정하는 기준을 관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부동산마다 그 소재지 등기소로 각각 신청해야 했습니다. 지방 세 곳에 재산이 있으면 세 곳의 등기소를 상대해야 했습니다. 직접 찾아가거나 따로따로 서류를 보내야 했습니다.
부담은 상속인이 멀리 살수록 커졌습니다. 같은 상속재산인데도 소재지가 흩어져 있다는 사정 하나로 시간과 비용이 몇 배가 되는 구조였습니다. 서류를 준비하는 손은 한 번인데, 그 서류를 들고 가야 할 곳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어느 등기소에서든 신청할 수 있나요?
2025년 1월 31일부터 규정이 달라졌습니다. 부동산등기법에 관할 특례 조항이 새로 들어갔습니다(제7조의3). 특례란 원칙과 다른 예외를 두는 것을 말합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상속이나 유증(유언으로 재산을 물려주는 것)으로 인한 등기는, 그 부동산의 소재지 등기소가 아닌 다른 등기소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여러 지역에 흩어진 상속 부동산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가기 편한 등기소 한 곳을 골라, 여러 건을 함께 신청하면 됩니다. 소재지를 일일이 따라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같은 날 대법원등기예규 제1795호도 함께 시행되어 실무 처리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제도가 조문만 바뀐 것이 아니라 등기소에서 실제로 받아 처리하는 절차까지 정비된 것입니다.
어떤 등기에 적용되고, 어떤 등기는 빠지나요?
이 특례는 모든 등기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적용되는 것은 상속이나 유증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적용되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속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 가장 일반적인 상속등기입니다.
- 협의분할 등에 따른 상속등기의 경정·말소등기 — 나눠 갖기로 다시 정한 내용을 등기에 반영하는 경우입니다.
- 포괄유증·특정유증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 유언으로 재산을 물려받아 명의를 옮기는 경우입니다.
- 위 등기들에 대한 채권자의 대위신청 — 빚을 받을 사람이 상속인을 대신해 신청하는 경우입니다.
반면 다음은 특례에서 빠집니다. 이때는 예전처럼 소재지 등기소로 신청해야 합니다.
- 소유권보존등기 — 처음으로 소유자를 등기부에 올리는 등기입니다.
- 상속·유증이 아닌 다른 원인의 권리이전등기
- 소유권 외의 권리를 넘기는 등기
- 관공서의 압류등기, 수용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상속재산에 두 가지가 섞여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실제 사건에서는 이 구분이 곧바로 갈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재산 목록에 특례 대상과 비대상이 함께 들어 있을 때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등기 부동산입니다. 시골 재산 가운데는 등기부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물건이 있습니다. 이 경우 먼저 소유권보존등기를 해야 하는데, 보존등기는 특례에서 빠지므로 그 물건만은 소재지 등기소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신청 전에 물건별로 나누어 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어느 물건이 한 곳으로 모이고 어느 물건이 따로 가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전체 일정이 잡힙니다. 등기부 등본을 물건마다 떼어 보면 대체로 구분이 됩니다.
등기소가 한 곳이면 세금도 한 번에 내나요?
여기서 한 가지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등기 창구가 하나로 모였다고 해서 관련 절차 전부가 한곳으로 합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취득세는 부동산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납부합니다. 등기 관할과는 별개의 기준입니다. 부동산이 세 지역에 있으면 취득세 신고도 세 곳에 각각 해야 합니다.
국민주택채권 매입, 등기신청수수료도 물건 단위로 계산됩니다. 관할 특례가 줄여 주는 것은 등기소를 오가는 부담이지, 물건 수에 따라 붙는 세금과 비용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과 비용을 잡을 때는 이 둘을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정리
여러 지역에 상속 부동산이 있으면, 예전에는 부동산마다 그 소재지 등기소로 따로 신청해야 했습니다. 2025년 1월 31일 시행된 부동산등기법 제7조의3 관할 특례로, 이제는 가까운 등기소 한 곳에서 여러 건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유증에 따른 소유권이전 등 정해진 유형에만 적용되고, 소유권보존등기 등은 제외됩니다. 취득세 신고는 여전히 부동산 소재지 지방자치단체별로 해야 합니다.
적용 여부와 필요한 서류는 상속재산의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