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구하라법이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자녀를 돌보지 않은 부모가 그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시행 소식이 알려진 뒤로 '그 사람은 이제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자주 오갑니다.

그런데 법이 생겼다고 해서 상속권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고, 법원이 선고해야 비로소 효력이 생깁니다. 제도가 마련된 것과 그 제도를 실제로 쓰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글은 제도의 의미보다 그 청구를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에 무게를 둡니다. 누가 언제까지 어디에 청구하는지, 무엇을 자료로 갖춰야 하는지, 선고가 확정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법이 시행되면 상속권이 저절로 사라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속권 상실은 사유에 해당하면 자동으로 생기는 효과가 아니라, 가정법원의 선고가 있어야 생기는 효과입니다.

따라서 사유가 아무리 분명해 보여도 아무도 청구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상속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상속이 시작된 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정리하려는 단계에서, 이 절차를 밟을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순서로 보면 이렇습니다. 상속이 시작되고, 상실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청구 자격이 있는 사람이 가정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판단해 선고합니다. 이 가운데 어느 한 단계라도 빠지면 상속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누가 언제까지 가정법원에 청구하나요?

청구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피상속인(재산을 남기고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뜻을 남겨 둔 경우입니다. 공정증서(공증인이 작성한 문서) 유언으로 특정 직계존속의 상속권을 상실시키겠다는 뜻을 밝혀 둘 수 있습니다. 이때는 사망한 뒤 유언집행자(유언 내용을 실행하는 사람)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합니다. 생전에 준비해 두는 방식이므로, 갈등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미리 검토해 볼 만합니다.

둘째, 그런 유언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공동상속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기간 제한이 붙습니다. 상실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기산점을 정확히 읽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망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상실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이 기준입니다. 언제를 그 날로 볼지는 사안에 따라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사유를 알게 된 경위와 시점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상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즉 부모나 조부모입니다. 자녀를 돌보지 않은 부모의 상속을 막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이기 때문에, 다른 관계에서 생긴 갈등을 이유로 이 절차를 이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자료로 사유를 입증해야 하나요?

상실 사유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어긴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 직계비속(자녀·손자녀처럼 아래로 이어지는 혈족)에게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든 그 사정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청구하는 쪽이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자료가 대부분 사후에 모으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고 관계인도 흩어집니다.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라면, 실제로 상속이 열리기 전이라도 남아 있는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법원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요?

법원은 상속권을 잃게 할지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사람의 지위 자체를 없애는 효과이기 때문입니다.

판단에서 살피는 요소는 여러 가지입니다. 사유의 경위와 정도, 피상속인과 그 사람의 관계, 재산의 규모와 그 재산이 형성된 과정 등을 두루 봅니다. 같은 '연락 두절'이라도 그 배경과 기간, 그 사이에 있었던 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청구서에는 사유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사유가 왜 중대한지를 시간 순서와 자료로 보여주는 구성이 필요합니다. 부양이 필요했던 시기와 그때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연결해 두면 판단 자료로서 의미가 커집니다.

다만 인용 여부는 어디까지나 법원의 판단입니다. 자료가 충분하다고 보이는 사안이라도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으며, 반대로 자료가 부족해 보여도 정리하기에 따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하면, 그 사람은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잃습니다. 효과는 여기서 갈라집니다.

먼저 법정 상속분을 받지 못합니다. 나아가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몫)도 청구하지 못합니다. 지위가 사라지므로 최소한의 몫조차 남지 않는 것입니다. 유류분만 따로 줄이는 방법과 비교하면 훨씬 강한 효과입니다.

상속권을 잃은 사람이 받았을 몫은 다른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예를 들어 부모 한쪽의 상속권이 상실되면, 그 몫은 남은 상속인들에게 나뉩니다.

이 효과는 상속이 시작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적용됩니다. 선고가 확정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처럼 정리되므로, 그 사이에 이루어진 재산 정리를 다시 맞춰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분할이나 등기를 서두르기 전에 이 절차를 밟을지부터 정해 두는 편이 뒷일이 적습니다.

정리

구하라법은 시행됐지만, 상속권은 청구와 선고를 거쳐야 사라집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을 남겨 두었다면 유언집행자가 청구하고, 그런 유언이 없다면 공동상속인이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청구하는 두 길이 있습니다.

관건은 두 가지입니다.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사유가 중대했음을 보여줄 자료를 갖추는 것입니다. 선고가 확정되면 그 사람은 법정 상속분과 유류분을 모두 잃고, 그 몫은 다른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기간이 짧고 입증이 까다로운 절차인 만큼, 사유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이른 단계에서 점검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