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에 외국이 얽히면,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이전에 어느 나라 법으로 상속을 정할지부터 문제됩니다. 돌아가신 분이 외국 국적이거나, 상속인이 해외에 살거나, 재산이 외국에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를 준거법 문제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외국이 관련된 사건에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 정하는 국제사법이 그 기준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칙은 돌아가신 분의 본국법이지만, 사안에 따라 다른 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원칙은 돌아가신 분의 본국법입니다
한국 국제사법은 상속을 원칙적으로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의 본국법에 따르도록 합니다. 여기서 본국법은 사망 당시 국적을 가지고 있던 나라의 법을 말합니다.
상속인의 범위, 각자의 상속분,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 상속 몫)과 같은 문제가 이 법으로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돌아가신 분이 한국 국적이면, 재산이 어느 나라에 있든 상속의 기본 내용은 한국법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대로 외국 국적자가 한국에 재산을 남기면, 그 나라 법이 상속인과 상속분을 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국적이지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산의 소재지와 상속의 준거법은 서로 다른 축이어서, 재산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어도 상속의 기본 내용은 하나의 본국법으로 정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유언으로 다른 나라 법을 정해 둘 수 있습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살아 있을 때 유언으로 준거법을 직접 지정하면, 본국법 대신 그 법을 따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아무 법이나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할 수 있는 법은 원칙적으로 자신이 사는 나라, 즉 상거소지의 법 등으로 제한됩니다. 상거소지법을 고른 경우에는 사망할 때까지 그 나라에 계속 살고 있어야 지정의 효력이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지정이 없으면 앞서 본 본국법 원칙으로 돌아갑니다. 실제로 유효한 지정이 있었는지는 유언의 형식과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별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부동산과 반정이 얽히면 복잡해집니다
부동산이 있으면 사정이 더 복잡해집니다. 나라에 따라 부동산 상속은 그 부동산이 있는 나라의 법을 따르도록 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상속이라도 재산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갈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반정이라는 문제가 겹치기도 합니다. 반정은 한 나라 법이 다시 다른 나라 법을 가리키는 상황을 말합니다. 예컨대 한국법이 외국법을 가리켰는데 그 외국법이 다시 한국법을 가리키면, 결국 한국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의 규정이 서로 맞물리면 처음 예상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어,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준거법과 현지 절차·세금은 별개입니다
누가 얼마나 상속받는지를 정하는 준거법 문제와, 그 재산이 있는 나라에서 실제로 밟는 절차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상속 내용이 본국법으로 정해지더라도, 부동산 등기나 예금 인출은 재산이 있는 나라의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세금도 별개입니다. 상속세는 돌아가신 분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과세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준거법과 등기, 세금은 각각 따로 따져야 합니다.
해외에 사는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서류 준비 자체에도 손이 많이 갑니다. 위임장이나 인감을 대신할 서명 증명, 재외공관의 확인이 필요할 수 있고, 현지 서류를 번역·인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인이 외국에 재산을 남긴 경우와 외국 국적자가 한국에 재산을 남긴 경우 모두, 두 나라의 법과 절차를 함께 살펴야 누가 상속인이 되는지부터 정리됩니다.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제상속은 나라마다 법과 세금, 절차가 서로 다르게 얽혀 있습니다.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상속인과 각자의 몫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서류 준비와 현지 절차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전체 그림을 확인해 두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준거법과 절차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판단은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