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능력이 부족해 후견을 받고 있는 사람도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이런 피후견인이 상속재산분할이나 상속포기·한정승인 같은 절차를 스스로 유효하게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재산에 관한 대리권을 가진 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신해 상속 절차를 처리하되, 상속포기·한정승인이나 부동산 처분처럼 중요한 재산행위는 후견감독인의 동의나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할 수 있고(민법 제950조), 후견인과 피후견인이 같은 상속에서 함께 상속인이 되면 이해가 상반되어 그 사안에 한해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합니다(민법 제921조·제949조의3).
후견인이 상속 절차를 대리합니다
피후견인이 상속인이 되면 후견인이 본인을 대신해 상속에 관한 일을 처리합니다. 다른 상속인들과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상속재산분할 협의, 빚이 많을 때의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모두 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권한은 후견인에게 재산 관리에 관한 대리권이 주어져 있을 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은 대체로 포괄적인 재산 관리 권한이 인정되지만, 한정후견·특정후견처럼 권한 범위가 정해진 경우에는 상속 관련 행위가 그 범위 안에 들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범위 밖의 행위라면 별도로 권한 조정을 거쳐야 할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한정승인처럼 중요한 행위는 어떻게 하나요?
후견인에게 대리권이 있어도 모든 재산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포기·한정승인, 부동산의 처분처럼 피후견인에게 큰 영향을 주는 행위는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그 동의를 받아야 할 수 있고(민법 제950조), 후견감독인이 없더라도 사안에 따라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뤄진 행위는 나중에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피후견인이 자기 몫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결과를 막기 위한 장치이므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진행하기 전에 어떤 동의·허가가 필요한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필요한 절차는 후견의 유형과 후견감독인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후견인과 피후견인이 함께 상속인이면 — 이해상반
실무에서 가장 자주 걸리는 문제가 이해상반(서로의 이익이 부딪치는 상황)입니다. 후견인과 피후견인이 같은 상속에서 함께 상속인이 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장애가 있는 자녀의 후견인이라면, 어머니와 자녀는 둘 다 아버지의 상속인입니다. 어머니가 자녀를 대리해 분할 협의를 하면 어머니가 더 많이 가져갈수록 자녀의 몫은 줄어듭니다. 한 사람이 자신과 상대방의 몫을 동시에 정하게 되어 이익이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견인이 그대로 피후견인을 대리하면 협의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특별대리인을 선임합니다
이해가 부딪치는 경우에는 그 상속 건에 한해 피후견인을 대신할 특별대리인(그 사안만 처리하도록 따로 선임되는 대리인)을 두어야 합니다(민법 제921조·제949조의3의 취지). 후견인이 아닌 제3자가 피후견인의 입장에서 분할 협의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특별대리인은 가정법원에 선임을 청구해 정합니다. 보통 이해관계가 없는 친족이나 변호사 등을 후보로 올립니다. 상속인 중 후견을 받는 사람이 여러 명이라면 각자에게 별도의 특별대리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편 후견감독인이 정해져 있으면, 이해상반 상황에서 후견감독인이 피후견인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후견감독인이 없을 때 특별대리인을 따로 선임하는 구조로 이해하면 됩니다.
상속 처리는 법원의 감독을 받습니다
피후견인의 재산이 걸린 일이므로, 상속 처리 과정은 가정법원의 감독 아래 놓입니다. 후견인은 상속으로 늘어난 재산의 내역을 정리해 법원에 보고하고, 큰 재산을 처분하거나 협의 내용이 피후견인에게 불리해 보이는 경우 법원이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누구의 권리가 우선이냐가 아니라 피후견인 본인의 복리입니다. 결국 피후견인이 자기 몫을 제대로 받도록 여러 장치가 겹겹이 마련되어 있는 셈입니다.
정리
피후견인이 상속인이 되면 재산에 관한 대리권을 가진 후견인이 대리해 분할 협의·상속포기·한정승인 등을 처리하되, 상속포기·한정승인이나 부동산 처분처럼 중요한 행위는 후견감독인의 동의나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0조). 후견인도 같은 상속의 상속인이라면 이해가 부딪쳐 그 사안에 한해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하고(민법 제921조·제949조의3), 전 과정은 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기준은 피후견인의 복리입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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