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은 형식만 갖추면 다 같은 효력을 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법이 정한 방식대로 적지 않으면 효력이 없습니다. 민법은 다섯 가지 방식만 인정하며, 그 외의 형태로 남긴 의사는 유언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각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상황에 어느 쪽이 맞는지 비교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민법이 정한 다섯 가지 방식

민법은 자필증서, 공정증서, 녹음,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다섯 가지를 유언 방식으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법이 요구하는 요건을 하나라도 빠뜨리면 그 유언은 무효가 됩니다. 그래서 방식별 차이를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필증서

유언자가 직접 손으로 전부 써서 남기는 방식입니다. 내용 전문, 작성한 날짜, 주소, 이름을 모두 자필로 적고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한 부분이라도 컴퓨터로 작성하거나 날짜·주소를 빠뜨리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고 혼자서 간편하게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반면 보관을 잘못하면 분실되거나 누군가 손을 댈 위험이 있고, 사후에 가정법원의 검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글씨가 본인의 것인지를 두고 위조 다툼이 벌어지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공정증서

유언자가 증인 2명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공증인에게 내용을 말하고, 공증인이 이를 받아 적어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공증인이 정확하게 적었는지 유언자와 증인이 확인한 뒤 각자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습니다.

다섯 방식 중 효력을 다투기가 가장 어려운 방식입니다. 원본을 공증인이 보관하므로 분실 위험이 낮고, 사후에 검인 절차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증 수수료가 들고, 증인 2명을 세워야 하며, 내용이 공증인과 증인에게 알려진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녹음

유언자가 유언의 내용과 이름, 날짜를 직접 말로 남기고, 함께 있던 증인이 유언이 올바르다는 점과 자신의 이름을 말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글을 쓰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글쓰기가 힘든 경우에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다만 녹음 파일이 손상되거나 사라질 위험이 있고, 목소리가 본인의 것인지, 강요로 한 말은 아닌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후에 검인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비밀증서

유언 내용을 적은 서면을 봉투에 넣어 봉한 뒤, 증인 2명 앞에 내밀어 자신의 유언임을 표시하고, 봉투 표면에 제출한 날짜를 적어 함께 서명하는 방식입니다. 봉한 봉투는 정해진 기간 안에 공증인이나 법원의 확인을 받아 둡니다.

내용을 사후까지 비밀로 둘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본문은 자필이 아니어도 되므로 타인이 대신 적거나 컴퓨터로 작성해도 됩니다. 다만 절차가 여러 단계여서 요건을 빠뜨리기 쉽고, 사후에 검인 절차도 필요합니다.

구수증서

질병이나 급박한 사정으로 다른 방식을 쓸 수 없을 때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방식입니다. 유언자가 증인 2명 앞에서 말로 유언을 남기면, 한 사람이 이를 받아 적어 확인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기간 안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다른 방식을 쓸 수 있었다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검인 신청 기간을 넘기면 효력을 잃을 수 있어, 사후에 효력 다툼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방식입니다.

어떤 상황에 어떤 방식이 맞을까

각 방식의 쓰임을 한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

유언은 방식별로 요건과 위험이 다르고, 요건을 하나라도 빠뜨리면 효력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확실성을 가장 중시한다면 공정증서가, 간편함을 우선한다면 자필증서가 흔히 선택됩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